[도서리뷰 ] 다이 시지에 장편소설 <발자크와 바느질하는 중국 소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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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리뷰 ] 다이 시지에 장편소설 <발자크와 바느질하는 중국 소녀 >

by 똑똑소매 2025. 2.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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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페미나상을 수상한 다이 시지에의 첫 번째 장편소설 『발자크와 바느질하는 중국 소녀』을 소개합니다.


중국 태생으로 프랑스에서 영화감독과 소설가로 맹활약 중인 다이 시지에는 2000년 프랑스에서 『발자크와 바느질하는 중국 소녀』가 출간되자마자 그해 최고의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또한 영화로도 만들어져 2002년 칸 영화제에서 상영되었고, 2000년 국내에서도 『소설 속으로 사라진 여자』라는 제목으로 출간되어 마니층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다.


 

 

『발자크와 바느질하는 중국 소녀』는 마오의 문화대혁명 시기 하방정책(下方政策)의 일환으로 재교육을 받기 위해 '하늘긴꼬리닭' 산이 있는 산골로 보내진 두 젊은이의 괴로운 체험담으로, 작가의 자전적 소설이라고 한다.

모든 대학이 휴교했고 '젊은 지식인들', 다시 말해 중등 교육을 마친 학생들은 '가난한 농민들에게 재교육'을 받기 위해서 · 농촌으로 추방되었다.
마오쩌둥이 그런 결정을 내린 진정한  이유는 명확하지 않다. 어쩌면 자신의 감독을 벗어나기 시작한 홍위병들과 손을 끊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아니면 새로운 시대를 갈망하는 혁명가의 환상이었을까?
이 질문에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 당시 뤄와 나는 음모자들처럼 비밀리에 그 이유에 관해 자주 토론하곤 했다. 우리가 내린 결론은 다음과 같았다. 마오는 지식인을 미워한다고.
(p.13)

 

부르주아 집안 출신이라는 이유로 두 젊은이는 산간 벽촌에서 농사를 짓거나 탄광에서 고된 노동을 하면서 그곳에서 만난 바느질하는 소녀와의 사랑과 우정에 대한 이야기가 전개된다.

 

주인공은 가져온 유일한 문명의 물건 바이올린으로 모차르트의 곡을 연주하면서 무서운 마을 촌장이 두려워 '마오쩌둥 주석을 찬양'하는 곡이라고 둘러대는 해프닝도 발생한다.

그런데 어느 날 두 소년에게 중요한 사건이 발생한다. 당시 마오쩌둥의 '붉은 어록'외에는 거의 모든 책이 금서로 지정되었었는데, 아랫마을에 재교육을 받으러 온 안경잡이로부터 두 소년은  중국어 번역서적을 우연히 엿보게 된다.

교과목이 공업과 농업에 국한되었고 ·기초지식' 에 속하는 수학과 물리, 화학 등은 폐지되었기 때문이다. 교과서 표지에는 챙 달린 모 자 를 쓰고 실베스타 스텔론 처럼 굵직한 팔로 커다란 망치를 휘두르고 있는 노동자의 모습이 찍혀있었다. 노동자 옆 에는 농민으로 위장한 여자 공산당원이 빨간 머플러로 머리를 싸매고 있었다. 여러 해 동안 우리가 유일하게 지식을 얻을 수 있는 것이라곤 그런 교과서들과 마오쩌둥 의 <붉은 어록> 밖에 없었다. 다른 책은 모두 금지되었다.
p. 14

 

자유를 부르짖는 서양 문학, 특히 발자크의 소설을 마오는 경계했고, 두 젊은이는 발자크 소설을 통해 바깥 세상에 눈을 뜨게 된다.

그리고 두소년이 읽어준 발자크 소설에 매료된 바느질 소녀는 소설 속 여주인공을 동경하며, 새로운 삶을 갈망하게 되었고 급기야 긴 머리를 자르고 새하얀 스니커즈를 신고 도시로 떠나는 것에서 소설이 마무리 된다. 

재봉사의 말에의하면, 그의 딸은 면의 공안위원회에서 장기 여행에 필요한 각종 서류와 증명서를 비밀리에 신청했다는 것이다. 그러곤 떠나기 전날에야 비로소 자신이 새삶을 살기 위해 대 도시 로 떠나기로 했다는 계획을 아버지에게 털어 놓았다는 것이다.
P.246 -247

 

『발자크와 바느질하는 중국 소녀』는 작가가 어느 인터뷰에서 밝혔듯, 책이 인생을 바꿀 수 있다고 진지하게 생각한 세대의 ‘책에 대한 동경과 찬사’를 담은 소설이라고도 할 수 있다라고 전했다.

 

중국이 자유에 눈을 뜨기는 했지만, 교양에 대해서는 거의 관심이 없는 것 같다.
작가는 인터뷰에서

“유럽의 고전 작품들이 도처에 있지만, 사람들은 텔레비전을 보느라고 책을 거의 읽지 않아요. 나는 책이 인생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을 진지하게 생각하는 세대에 속해 있지요.”

“우리가 뒤라스, 보르헤스를 발견할 수 있었던 80년대에는 굉장했어요. 하지만 우리는 문학을 사랑하는 마지막 세대였습니다.”

잃어버린 10년 동안 많은 학령기의 많은 이들이 교육적 기회를 박탈당했고, 작가도 마오쩌둥이 죽은 1976년이 되어서야 22세에 고등학교 과정을 마칠 수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46세의 늦은 나이에 내놓은 첫 장편소설이 바로 『발자크와 바느질하는 중국 소녀』이다. 

소설을 통해 작가의 그동안 갇혀있던 세상으로부터 다른 세상에 대한 갈망, 서양 문학을 통해 인간 욕망에 대한 자유로운 표현 욕구가 잘 드러나 있다.

 

 

바느질 소녀가 변화한 근본적인 원인은 자신의 가치를 깨닫고 자신의 변화 가능성을 믿게 되었다. 물론 변화의 자극제는 발자크의 책이었다.

" 발자크 때문에 한가지 사실을 깨달았다는 거야. 여자의 아름다움 은 비할 데 없을 만큼 값진 보물이라는걸 ."
  p. 252

 

바느질 처녀에게 발자크 책이 인생책이 된 것처럼 여러분의 내적 성장에 동력이 되었던 인생책은 무엇이 있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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