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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똑똑소매입니다.
오늘은 < 시대를 견디는 힘, 루쉰 인문학>을 소개해드립니다.
중국인들이 존경하는 작가 중 하나죠.
루쉰의 작품 세계를 현대 사회의 생각거리와 연결한 책입니다.
그래서 공감되는 부분이 많습니다.
기억에 남는 구절을 정리해 봅니다.
나 다움을 찾는 과정: 「광인일기」(1918)
- 줄거리: 주인공 '광인'이 30년 동안 제정신으로 살지 못하다가 30년 만에 비로소 맑은 정신을 가지고 거리로 나서는데, 사람들 시선이 적대적이고 두려워 한다. 그 이유를 알기 위해 광인은 역사책을 뒤지기 시작한다. 역사책의 거의 모든 장에는 '인의도덕'을 강조하고 있지만 주인공은 모든 역사가 어질고 정의롭고 도덕적일까 의구심을 품게 되고, 다시 역사책을 꼼꼼히 들여다 본다. 그 순간 '인의도덕'이 빼곡하게 채워진 글 사이에서 다른 글자 '식인(吃人)'을 발견하게 된다. 실제로 주인공이 사는 세계는 정의와 도덕으로 포장되어 있었지만, 그 이면에는 서로 잡아먹고 먹히는 식인 세계였다는 세상의 진실과 부조리를 발견한다.
"사람을 잡아먹는 것이 옳은 일이야?" 그가 계속 웃으며 말했다. "흉년도 아닌데 왜 사람을 잡아먹어요?" 나는 바로 알아차렸다. 이자도 한패로 식인을 즐긴다는 것을. 그래서 더욱 용기를 내어 따지듯 물었다. "옳다는 거야?" "그런 건 뭐하러 묻고 그러세요. 당신도 정말······ 농담도 잘하시네요.······ 오늘은 날씨가 참 좋네요." 날씨도 좋고 달빛도 아주 좋았다. 하지만 나는 기어이 물었다. "옳다는거야?" 그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지 얼버무리며 대답했다. "아니요 ······." "옳지 않다고? 그런데 그들은 왜 먹는 거지?" "아닐 텐데요······." 그러자 광인이 따진다. "아니라고? 랑즈춘(狼子村)에서는 지금도 먹는데, 책에도 그렇게 쓰여 있고, 온통 붉은 글씨로 선명하게." 그의 안색이 납빛으로 변하더니 눈을 부릅뜨며 말했다. "그랬을 수도 있지요. 옛날부터 그래왔으니까요······." "옛날부터 그래왔다고 해서 옳단 말이야?" - 루신,「광인일기」, 『외침(呐喊)』 |
- 의의: 자기 생각과 말이 없고, 진정한나다움이 없이 다른 이의 생각과 세상 관습에 젖은 채 기계적으로 따라 산 것에 대한 비판. 생각과 습관은 개인을 넘어 집단적으로 생각으로 발전하며, 사회의 관습으로까지 연결된다.
실패를 원인 파악하기: 「아Q정전」
- 줄거리: 아Q라는 청년은 동네에서 허드렛일을 하면서 그날그날 먹고 산다. 동네 사람 누구나 그를 무시하고, 놀린다. 그런데 아Q는 고단한 삶을 즐기며 걱정없이 살아간다. 그 비결은 바로 정신승리법으로 현실에서는 지고 패배하였지만, 자기 정신에서만큼은 이긴 것처럼 사고하는 데 능통했다. 하지만 도둑질에 가담하기도 하고 결국 도둑질 혐의를 받고 죽고 만다.
- 정리승리법 1 : 상대를 낮추고 자신을 높이는 방법
'아들놈에게 맞는 셈 치지. 요즘 세상은 정말 개판이라니까 ······.' -루쉰, 「아Q정전」, 『외침』 → 자기를 놀리고 때린 사람들을 자기보다 지위가 낮은 아들뻘 되는 놈들이라 말하고 . 지체 높은 사람인자신이 하찮은 사람과 다투다보면 체면 깎이는 일이라 생각. |
- 정신승리법2: 상대보다 자신을 더 낮추는 방법
"아Q, 이건 자식이 아비를 때리는 게 아니라 사람이 짐승을 때리는 거야. 네 입으로 말해봐, '사람이 짐승을 때린다고." 아Q는 양손으로 머리채 밑동을꽉 잡고 머리를 기울이며 말했다. "버러지를 때리는 거야. 됐지? 그래 나는 버러지야. 이제 좀놓아 줘!" -루쉰, 「아Q정전」, 『외침』 → 자신을 한없이 형편없는 사람이라고 낮춘다. |
- 정신승리법3: 약자에게 전가하는 방법
그는 앞을 막아 서서 여승에게 큰소리로 침을 뱉었다. "칵! 퉤!" 그러자 젊은 여승은 거들떠보지도 않고 머리를 숙인채 걸어갔다. 아Q는 여승 곁으로 가까이 걸어가더니 별안간 손을 뻗어 그녀의 막 깎은 머기를 쓰다듬으며 낄낄 웃으면서 말했다. "중대가리야, 빨리 돌아가. 중이 기다리고 있어 ······." "왜 집적거리는 거야!" 여승은 얼굴을 붉히며 소리를 버럭 지르고는 걸음을 재촉했다. 술집 안에 있던 패거리들이 그 모습을 쳐다보며 와 하고 웃었다. 아Q는 자기의 공로를 인정받은 것 같아 더욱 흥이나서 의기양양해 졌다. ······ 그는 일전을 치르느라 왕 털보는 벌써 잊어버렸고, 가짜 양놈도 잊었으며, 오늘 당한 재수 없는 일에 모조리 복수한 것 같았다. 더구나 이상하게도 타닥 소리가 났던 때보다 몸이 더욱 가뿐하고 훨훨 날아갈 것 같았다. -루쉰, 「아Q정전」, 『외침』 → 자신이 겪은 고통을 자기 주변의 약자에게 전가한다. |
- 정신승리법4: 자기 자신을 패배시키는 방법
얼얼한 게 조금 아팠다. 때리고 나자 마음이 편안해지고, 때린 사람이 자기이고 맞은 사람은 또 다른 자기인 것처럼 느껴지더니, 조금 지나자 자기가 다른 사람을 때린 것처럼 여겨졌다. 그제야 그는 만족스럽게 승리한 기분이 되어 자리에 누웠다. -루쉰, 「아Q정전」, 『외침』 → 분풀이 대상이 없을 때, 스스로 자기 뺨을 때린다. 남한테 맞은 게 아니라 자기에게 맞았다면 누군가를 원망할 일도, 억울할 일도 없다. 게다가 마치 자기가 승리한 것 처럼기분이 좋아진다. |
- 의의: 중국을 바꾸기 위해서는 중국인의 정신과 사고방식을 바꿔야 한다고 루쉰은 생각했고, 중국인의 사고방식, 민족성을 비판하기 위해서 창조한 인물이 바로 아Q이다. 중국은 영국과 전쟁을 치른 아편전쟁(1840)을 시작으로 서구 제국주의 국가에 홍콩과 상하이를 내준다. 일본과도 전쟁에서 패해 타이완섬을 넘겨준다. 잇다른 패배에도 정국 정부(청나라)와 중국인은 자만에 빠져있었다. 중국이 무기나 대포는 서구만 못하지만, 문명의 수준은 서구를 능가한다는 등 중화주의에 연관된 자만감에 젖어 패배에 대한 정확한 인식이 없었다.
실패를 딛고 일어서기: 「고향」
희망이란 원래 있다고도 할 수 없고, 없다고도 할 수 없다. 그것은 지산의 길과 같다. 원래 지상에는 길이 없었다. 가는 사람이 많아지면 길이 되는 것이다. - 루쉰, 「고향」, 『외침』 |
- 의의: 희망은 정해진 자리에서 기다리고 있지 않는다. 희망을 향해 유동적으로 걸어갈 때 희망은 만들어지지만, 우리가 멈추는 순간 이내 희망은 사라진다. 따라서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 실패와 좌절 앞에서도 용기를 내서 발걸음을 내딛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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