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전윈(劉震雲)의 소설 『말 한 마디 때문에(一言為定)』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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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전윈(劉震雲)의 소설 『말 한 마디 때문에(一言為定)』

by 똑똑소매 2025. 4.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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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한마디때문에

류전윈은 소설 한국어판에 부쳐에서

문학이란 한 민족과 다른 민족들 사이의 차이를 쓰는 것이라고 합니다.

서로 다르다는 것을 알아야 세계가 같다는 것을 알 수 있고,

또 서로 같다는 것을 알아야 세계가 다른 지도 알 수 있다고 하네요.

그의 소설은 (우리와 다른) 중국의 모습을 담고 있으면서도 (우리와 같은) 사람의 이야기를 하고 있어 공감되는 부분이 많습니다.

그리고 순수하게 이야기를 읽는 재미도 있어, 스토리도 굉장히 재밌게 쓰는 작가입니다.

예전에 소개해 드렸던 <나는 유약진이다>의 작가이기도 하고요.

 

 

소설 속 배경


류전윈(劉震雲)의 소설 『말 한 마디 때문에(一言為定)』는 중국 현대사의 격동 속에서 개인의 삶과 신앙, 그리고 인간 관계를 진지하게 탐구하는 작품입니다. 

중국 허난성 옌진을 배경으로, 말로 인해 연결되고 단절되는 인간 관계를 섬세하게 그려낸 작품입니다.

이 소설은 198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의 중국을 배경으로, 다양한 인물들의 삶을 통해 시대의 변화를 그려냅니다.  약 100년 동안의 농촌 삶을 다루며, 역사적 대사건보다는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과 감정을 중심으로 전개됩니다 .​

 


줄거리


소설은 여러 인물들의 이야기를 엮어가며, 그들의 삶과  인간 관계 등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주인공 양바이순이 다양한 인물들과의 만남을 통해 인간 관계의 복잡성과 말 한 마디가 사람의 삶에 미치는 영향을 깊이 있게 드러냅니다. 

주인공 양바이순은 두부장사를 하는 라오양의 둘째 아들이다. 양바이순은 두부 장사가 싫었고, 아버지와 형제들과 사이가 틀어지자 고향을 떠나 돼지잡는 도축업, 염색공장에서 물을 나르는 일을 하다가 주인과 사이가 틀어져 떠난다. 이어 이탈리아 선교사 라오잔을 만나 도제가 되어 이름을 양모세로 고치고 라오루의 죽업사 일을 돕다가 곧 다시 길에 나앉아 물 길어 나르는 일을 하게 된다. 그러다 우연히  명절놀이에 염라대왕 역할을 했다가 현장의 눈에 띄어 관청에서 채마밭을 가꾸게 되지만 현장이 치정싸움에 휘말려 좌천됨에 따라 그도 생계를 잃게 된다. 그러다 우샹샹이라는 과부에게 데릴사위로 들어가 우모세로 이름을 고치고 만두집 일을 돕게 되지만 우샹샹이 옆집 외간남자와 바람이나 도주하고, 이들을 찾아나선 과정에서 정들었던 양딸 차오링을 잃어 버리고 만다.

 

작품의 특징

 


양바이순은 굴곡진 인생을 살며 늘 어수룩하고 나약하고 도망치고, 끝내 자신을 탓하는 모습을 보인다. 여러 일터를 전전하며 자신의 이름을 세 번이나 바꾼 것도 그의 나약하고 의존적인 모습의 반영한 것일 것.

 

"이름을 바꾸는 것은 단지 호칭이 바뀌는 것에 불과하지만 성을 바꾸는 것은 조상을 저버리는 일이었다. 그렇지만 양모세는 태어나서 단 한 번도 조상이 자신에게 뭔가 좋은 것을 가져다주었다고 느껴본 적이 없었고 오히려 골칫거리일뿐이라고 생각했다." (306페이지)

 

양바이순의 끈기없고 아둔한 점을 마냥 탓하기엔 불합리해 보인다. 특히 양딸을 잃어버리고 하늘을 향해 "이번에는 어떤 수를 두실 생각입니까?"라고 오열하는 장면에서 그가 처한 상황이 처량하고 억울해 보인다.

이런 거대한 운명 앞에 힘없는 양바이순은 떠나기로 마음 먹는다.

그러면서 문득 자신의 어린 시절 우상이었던 '뤄창리'를 떠올리며 자신의 이름을 다 시 한 번 '뤄창리'로 바꾼다. 거대한 운명의 힘 앞에 어찌보면 그대로 내 삶을 맡기는 것에도 지쳤던 그가 이제는 스스로 자신이 누군지 정의하기에 이르렀다. 그리고 고향 '옌진'을 떠나는 동력으로 작용한다.

 


작품은 말 한 마디가 인간 관계에 미치는 영향을 중심으로, 소외된 자들의 삶과 그들이 겪는 감정의 깊이를 조명합니다.

이를 통해 독자에게 말의 힘과 인간 간 소통의 중요성에 대한 깊은 통찰을 제공합니다.

 

" 남에게 살해당하는 건 별 것 아니지만 말로 휘감겨 죽는 건 정말 억울한 일이었다." (51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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