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여성 소설 작가 '찬쉐'는 노벨문학상 수상 유력 작가라고 여러차례 거론되는 인물입니다.
한 노벨문학가 심사위원은 찬쉐를 가르켜 중국의 '카프카'라고 하기도 했습니다.
평범함 사람들의 삶을 기이하고 몽환적이게 그려내는 것이 그녀 작품의 특징입니다.
찬쉐의 부모님은 지식인 계층이었는데, 문화대혁명 시절 반국가적인 단체를 이끌었다는 이유로 노동교화소에 끌려가게 됩니다. 그래서 그녀는 할머니 밑에서 자라게 됩니다. 찬쉐의 할머니는 한밤중에 귀신을 쫓는 그런 일을 했다고 하는데요. 아마 중국의 무속 신앙에 심취해 있던 분이셨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그리고 찬쉐는 문화대혁명의 여파로 초등학교까지 밖에 나오지 못했고 바로 생계를 위해 일을 시작했다고 합니다.
선반조립공, 재단사, 맨발 의사, 교사 등 고달픈 삶과 고립, 소외, 인간의 파괴성, 야만 등의 경험이 그녀의 작품 세계에 영향을 미쳤을 것입니다.
또한 그녀는 독학으로 단테, 카프카, 보르헤스 등 서구 작가들의 작품을 많이 읽었고, 이에 더해 중국의 전통적인 무속신앙이라는 개인적인 경험이 그녀의 작품 세계에 영향을 미쳐 동서양이 결합된 독특한 작품 세계를 구축했다고 평가 받고 있습니다.
그녀의 이런 독특한 문학 세계가 인정 받아서 그녀의 작품이 하버드대 등 미국이나 일본 대학에서 문학 교재로 사용되기도 한다고 합니다.
중국 작가 찬쉐(残雪)의 장편소설 『마지막 연인』은 2015년 미국도서상 최우수 번역상을 받았습니다.
소설은 사랑과 욕망, 인간 관계의 본질을 탐구하는 작품으로, 독특한 문체와 서사로 독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깁니다.
📖 작품 개요
『마지막 연인』은 현실과 꿈이 구분되지 않는 몽환적인 세계를 그리고 있습니다.
소설은 가상의 서양 국가 A국과 남부 열대 지역의 고무 농장을 배경으로, 사랑의 최고점을 지나 권태기를 겪는 세 커플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전개됩니다. '로즈' 의류 회사 영업부 매니저 존과 그의 아내 마리아, 회사 사장 빈센트와 아내 리사, 그리고 고무 농장주 레이건과 그의 연인 에다의 이야기가 교차되며, 각자의 권태기와 욕망, 갈등을 통해 인간 관계의 복잡성을 조명하고, 인간 본성에 관한 철학적 질문을 던집니다.
존은 아내와의 관계가 소원해지면서 사랑과 현실을 잃어버린 인물입니다. 존은 회사 일을 핑계로 끊임없이 여행을 떠나지만 사실은 그가 찾는 것은 꿈속의 세계입니다. 독자들은 그의 여행을 통해 꿈과 현실이 혼재된 세계를 경험하게 됩니다.
미라아는 존의 아내로 소설책에 몰두해 넋을 놓고 다니는 존의 성격 때문에 부부 관계가 소원해지며 감정적 고립을 느끼게 됩니다. 그녀는 카펫을 짜거나 고양이, 뱀, 꽃과 시간을 보내며 자신만의 내적 세계를 구축합니다.
빈센트와 리사는 정체불명의 여자와 바람을 피우는 빈센트로 인해 위기가 찾아 옵니다. 돌아오지 않는 남편을 뒤로하고 리사는 자신만의 새로운 삶의 의미를 찾으려고 노력합니다.
한편 에다는 연인이 된 레이건으로부터 도망치고, 레이건은 그녀의 행방을 쫓습니다.
다양한 이유로 권태기를 경험하는 세 커플은 각자의 방식으로 소원해진 관계에 대처합니다. 존과 마리아은 각자의 취미에 전념하고, 빈센트와 리사는 성적 욕망과 자아에 집중하며, 레이건과 에다는 도망과 기다림을 선택합니다.
철저하게 책 읽기에 빠져 지금까지 읽은 책을 하나의 이야기로 엮겠다는 꿈을 품고 동양 국가로 떠나는 존에게서는 작가의 모습이 투영되기도 합니다. 찬쉐의 소설 <격정세계>에도 문학에 심취한 젊은이들의 얘기가 나오는데, 소설을 대하는 작가의 태도를 엿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자아를 찾기위해 자신만의 '장정'을 떠나는 리사를 통해 마오쩌둥의 공산당군이 걸었던 장정이 연상되면서 문화대혁명 시설 고초를 겪으며 소외와 고립을 경험했던 작가의 유년 시절이 투영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 문학적 특징
찬쉐는 중국의 선봉파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로, 실험적이고 강렬한 언어를 통해 인간의 무의식 세계를 묘사하는 데 능숙합니다. 그녀의 작품은 현실과 꿈, 의식과 무의식의 경계를 허물며, 독자들에게 낯설고 몽환적인 블랙홀 같은 경험을 제공합니다.
『마지막 연인』에서도 이러한 특징이 두드러지며, 독자들은 작품 속에서 인간 욕망의 민낯을 마주하게 됩니다.
또한 작품을 통해 사랑의 본질에 대한 찬쉐의 깊이 있는 통찰을 보여줍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사랑의 감정은 변화하고 성숙해 가며, 그런 과정 속에 권태기를 겪는 연인들은 어떻게 대처하고, 어떻게 상대방을 이해하게 되는지 여러 시사점을 던져줍니다.
우리는 이 소설을 통해 자신과 타인을 더 깊이 이해하고 관계의 본질에 대해 성찰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찬쉐의 소설 『마지막 연인』리뷰였습니다.
'리뷰 창고 > 도서, TV, 영화 리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류전윈(劉震雲)의 소설 『말 한 마디 때문에(一言為定)』 (9) | 2025.04.22 |
---|---|
<딥차이나> 리뷰 (8) | 2025.03.14 |
천명관 <고래> 리뷰 (10) | 2025.03.09 |
중국 택배 기사의 현실 '역행인생(逆行人生)' 영화 리뷰 (11) | 2025.02.15 |
[도서리뷰 ] 다이 시지에 장편소설 <발자크와 바느질하는 중국 소녀 > (13) | 2025.02.06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