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하오징팡
하오징팡은 2002년 중국 중고등학교 신개념글짓기대회에서 1등을 수상하며 베이징대 중문과 입학 자격을 얻었지만 이를 포기하고, 칭화대 물리학과에 입학한다.
"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인간다움의 끝은 어디인가?"
SF 소설 《접는 도시》로 2016년 휴고상을 수상하며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린 작가 하오징팡.
그녀는 중국발전연구재단에서 국가정책 연구원으로 일하며 인문학적 사유를 바탕으로 한 SF소설을 활발히 집필한다.
그녀의 산문집 《인간의 피안》은 화려한 상상력 대신, 조용하지만 깊은 성찰의 언어로 인간과 사회, 그리고 미래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 내용과 주제
《인간의 피안》은 ‘피안(彼岸, 저편)’이라는 제목처럼,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 너머에 대한 사유의 기록이다.
작가는 "인간은 차안(此岸)에, 인공지능은 피안(彼岸)에 있다. 저멀리 피안을 바라보는 건 우리가 서 있는 차안을 비춰보기 위함이다.'라고 말한다.
책 속에서 하오징팡은 기술 발전과 인류의 미래, 사회적 불평등, 인간 존재의 의미를 끊임없이 탐색한다.
- 과학기술과 인간성: 인공지능과 빅데이터가 지배하는 시대, 인간이란 존재는 여전히 주체적일 수 있을까?
- 사회와 개인: 불평등 구조 속에서 우리는 어떻게 존엄을 지킬 수 있을까?
- 존재와 철학: 살아간다는 것은 결국 무엇을 추구하는 일일까?
소설은 총 6개의 중단편 소설로 이루어져 있다.
그 중 <영생 병원>에서는 인간의 몸과 정체성의 관계를, <사랑의 문제>에서는 인공지능이 외부적인 지표로 인간의 감정을 이해할 수 있는지의 문제를, <인간의 섬>에서는 완벽과 자유의 충돌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읽다 보면 단순히 미래학적 전망을 넘어, 작가의 내밀한 사유와 문학적 감성이 어우러져 사색의 깊이가 더해진다.
하오징팡의 소설은 인공지능에 대한 그녀의 전문적 식견과 독특한 인문학적 상상력이 더해져 진짜 미래 현실에 있을 법한 이야기처럼 공감돼 읽을 재미가 풍부하다.
- 눈물이 옷깃에 떨어지자 옷깃의 테우리에서 돌연 색깔과 광택에 변화가 일었다. 이어서 치마의 안감 전체가 따뜻해지더니 허리와 등 쪽에서 바짝 죄는 힘이 쑤쑤의 몸 뒤쪽을 가볍게 눌렀다. 마치 누군가 힘껏 자신을 껴안은 것처럼. (33-34페이지)
- 자신의 목소리를 들은 런이는 속으로 경악을 금치 못했다. 이 목소리가 어디서 나오는 것인지, 또한 이 소리 배후에 어떤 빅데이터 학습 프로그램이 있는지 훤희 꿰고 있지만, 현장에서 자기 면전에 대고 선수를 쳐서 자신이 사랑하는 여자에게 던지는 말을 듣고 있자니 어쨌든 여간해서 적응이 되지 않았다..................자신의 행복을 빼앗아 간 것만 같았고, 떠나간 혼백이 인간 세상의 자신을 보는 것만 같았다. (48-49페이지)
개인적으로 반전의 재미가 있는 <영생 병원>과
감정적 교류를 원하는 인간과 그것을 여러 데이터와 지표로만 계산해 대답하는 인공지능의 엇갈린 교류 장면이 인상깊었던 <사랑의 문제>가 제일 재밌었다.
🌌 소감
소설 곳곳에 인공지능과 인간의 교류 장면이 나오는데,
인공지능을 만들때 인격 중 가장 긍정적인 면만을 취해 최적화했기 때문에 얘는 화낼줄도 모르고 부정적인 감정이 없다.
- 이런 심상치 않은 관용은 온화하다고는 할 수 있지만 진실하지 않았고, 뭔가 거리감을 드러내고 있었다. (84페이지)
하지만 인간이란 부정적인 감정 속에서도 주체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그 과정에서 자신이 살아있음을 느끼기 때문에,
부정적인 상황에서도 시종일관 냉정함을 유지하고, 위로를 할 때도 공감없는 위로를 하는 인공지능의 모습이
미래엔 정말 그럴 것 같아서 어떨땐 섬뜩하기 까지 했다.
인간은 가치를 부여하고자 하고 인공지능은 가치를 계산하고자 한다. 둘의 충돌은 필연적인 것일까?
소설로 돌아와서 가장 매력적이었던 부분은 하오징팡 특유의 시선이다. 그녀는 거대 담론을 이야기하면서도, 결국 “인간”으로 다시 돌아온다. 첨단 기술의 발전도, 사회 구조의 변화도 결국은 인간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는 메시지.
또한 이 책은 단순히 ‘미래는 이렇게 될 것이다’라는 예측서가 아니다. 오히려 “미래는 우리가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라는 열린 결론을 제시한다.
- 나는 어떤 미래를 바라고 있는가?
- 인간다움이란 무엇인가?
- 기술과 사회 속에서 내가 지켜야 할 것은 무엇인가?
독자로 하여금 주체적으로 고민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작가는 "우리의 정신세계를 파괴할 수 있는 그 어떤 종도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 자신이 포기하지 않는 한 말이다. 미래와 관련해서 내가 유일하게 우려하는 바가 바로 이것이다."라고 말한다.
👉 하오징팡의 《인간의 피안》은 요즘처럼 하루하루가 바쁘게 흘러갈 때, 잠시 멈춰 서서 나와 인간, 그리고 우리가 살아갈 세상에 대해 질문을 던져보게 해주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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